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오늘 리뷰할 책은?
디자인은 디자인인데.. 이제 행동 과학에 근거한 사용자 경험(UX) 디자인 책이다.
근데 이걸 디자인이라 해야할 지, 마케팅이라 해야 할지, 심리학이라 해야 할지 애매하긴 하다.
그리고 빛빛미디어 아니, 한빛미디어에서 책을 제공해주셨다. 갓빛미디어 찬양해~✨
왜 이 책을 골랐냐면,
협찬이라고 해서 오해할 수 있지만 리뷰할 책은 자기가 고르는 거예요 (목록 중 2권 고르고, 그중 1권 리뷰)
지금 나는 백엔드 개발자(진)지만 그동안 서비스 기획, 디자인 또한 몇차례 맡아왔다.
즉, 나는 디자인도 좀 아는 사람이라구
그래서 내 디자인에 심리학, 행동 과학같은 이론적인 지식을 채우고 싶어서 골랐다.
아무리 좋아도 예쁘지 않으면 안팔린다…세계는 디자인 전쟁 중 - 머니투데이
[MT리포트] '디자인강국' 코리아(上)디자인이 경쟁력이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예쁘지 않으면 안 팔린다. 애플의 아이폰도, 매킨토시도 시작은 디자인이었다. 제조업 강국의 첩경, '디자인 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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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유입은 프로덕트 아이디어가 이끌어내지만, 사용자를 사로잡는 무기는 결국 디자인이다.
알다시피 눈에 감각 수용체 70%가 몰려있어 시각적인 디자인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사용자도 모르게 편안함과 편리함을 느끼게 해준다는 사실!
사실 디자인 영역은 눈에 보이는 시각 디자인 하나에 한정되지 않는다.
나도 어렴풋이 UI랑 UX가 있지~했는데, 대학에서 디자인 강의를 들으면서 자세히 알게 됐다.
확실히 초기의 디자인은 화가들이 담당하던 그래픽 영역으로 한정 지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산업, 건축, 사용자 경험, 서비스, 정책 등 만져지지 않는 영역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 대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미쳐왔는지 감이 오지 않을 수 있다.
요즘 유튜브 쇼츠, 인스타, 틱톡 뭐 도파민 중독이니 뭐니 말이 많은데, 어떤 실험이 떠올랐다.
피터 밀너의 신경 실험에서 상자 속의 쥐는 뇌의 쾌감 중추를 자극하기 위해
다른 모든 활동을 제쳐두고 24시간 동안 시간당 평균 2천 번씩 전기 자극 레버를 눌러대기만 했다.
쥐들에겐 지렛대 누르는 게 세상의 전부가 돼버렸다는 이야기인데
현대인들에게 유튜브, 인스타도 지렛대 같은 존재일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쥐처럼 계속 다음 게시글을 찾아 스크롤을 반복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저 실험에선 쥐의 뇌에 바로 자극을 줄 수 있어서 환경(스키너 상자)따위는 크게 중요치 않았지만,
유튜브나 인스타 같은 앱은 사용자에게 자극을 주려면 우선 사용자를 앱에 머물게 만들어야 한다.
즉, 어설픈 디자인이었다면 앱을 사용하는 게 거슬리거나 불편해서 중독은커녕, 잘 쓰지도 않게 됐을 거라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서비스는 이 UX 디자인이 정말 잘 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계속 다음 영상, 다음 영상, 다음 사진, 다음 영상만 찾는다.
이렇듯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디자인은 사용자를 계속 머물게 만든다.
괜히 UI/UX가 한 세트로 따라붙는 게 아니다
그리고 단순히 머무는 걸 넘어 화면을 슥슥 넘겨 자연스럽게 계속 자극을 찾게 되는데,
이 책에선 이렇게 사용자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디자인의 원리에 대해 알려준다.
책 리뷰 시작 📖
우선, 서론을 봐서 알겠지만 이 책은 시각적인 디자인에 대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오히려 심리학 책에 가깝다. 행동을 이끌어내는 원리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심리학 책이다.
디자인, 행동 과학, 마케팅, 심리학, Anything! 어쨌든 서로 연관되어 있다.
책 구성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다.
- 행동 과학이 무엇인지와 그 원리 (100p 분량)
- 내 제품/서비스에 행동 과학을 적용하는 법 (250p 분량)
- 실제 행동 과학 분야의 현황 (110p 분량)
원리를 먼저 이해하고 적용 단계로 넘어가는 정석적인 구성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 👍
"주의 깊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지점에서는 텍스트를 읽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가진 주의력과 시간, 의지력의 제약으로 인지 능력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늘 주의를 기울이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빠른 결정을 내리며 효율적으로 살아간다.
빠른 결정은 지금껏 겪어온 경험들에 기반해 작동하는데,
이러한 결정의 지름길을 사용하기 위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익숙한 환경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결정하다가 어긋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인지 편향이라고 부른다.
심지어는 올바른 선택을 할 때조차 의도와 행동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선택지를 앞에 뒀을 때는 사용자가 무의식으로 행동하지 않게, 이렇게 텍스트를 일부러 읽기 어렵게 배치해서 사용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는 의미인 것 같다. 왜냐하면 익숙하지 않은 것에는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계산해서 의식적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슥슥 넘기다가 갑자기 이렇게 텍스트가 길어지면 잠시 멈추고 집중해서 살펴보게 될 테니까 말이다. 여러분도 혹시 잠시 멈춰서 읽어보고 계신가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요즘 MZ세대들은 쇼츠에 너무 노출되다 보니 3줄 이상 넘어가면 읽지 않는 현상이 있어서 아마 MZ 세대들에겐 먹히지 않을 수 있는 전략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서류나 계약을 앞두고는 이렇게 길고 복잡하게 텍스트를 배치해서 읽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똑같은 옵션이라도 어떤 프레임으로 보여주는지에 따라 선택에 극명한 차이가 난다."
이번에 중국에서 또다시 신종 코로나가 발생해서 600명이 감염된 상태라고 가정하자.
당신은 보건장관이고, 예산과 시간의 한계로 개발할 신약의 종류를 한 가지로 결정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무엇을 고를지 한번 생각해보자
① 확실하게 200명을 살리는 신약 A
② 1/3 확률로 600명을 살리는 신약 B
혹시 "오케이! 200명은 확실하게 구해야지, 사람 목숨을 어떻게 가챠로?"하고 신약 A를 골랐나?
시간을 돌려서 같은 선택지에서 다시 한번 골라보자.
① 400명은 확실하게 죽는 신약 A.
② 1/3 확률로 모두를 살리고, 2/3 확률로 아무도 살리지 못 하는 신약 B.
이번에는 어떨까?
400명을 확실하게 죽여주는 사이코 살인마가 되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듯 분명히 같은 선택지였지만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는지에 따라 선택이 극명하게 달라진다고 한다.
자신이 움직이길 원하는 방향으로 프레임을 씌워 사용자에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들 그동안 알게 모르게 프레임이 씌여진 채 선택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땐 몰랐겠지만)
이 원리를 사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할 때, 내가 프레임에 씌여져 있진 않은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사람을 행동하게 만드는 요소 6가지, CREATE
어떤 사람이 행동을 취하려면 6가지 요소가 일어나야 한다고 한다.
단서(Cue)는 직관적이고 자동적인 반응(Reaction)을 촉발하며 이는 의식적인 비용과 이익의 평가(Evolution)로 발전한다. 여기에 행동할 능력(Ability)과 행동에 적합한 타이밍(Timing)이 갖추어지고 과거 경험(Experience)이 이를 뒷받침하면 행동이 일어난다.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이 여섯가지 요소들의 앞글자를 따 CREATE라 한다.
이 요소들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식하고 행동한 적은 많지 않을 것이다.
늘 계획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 했다면, 앞으로는 이 6가지 요소 넣어 프로세스로 만들어보자.
1. 단서: 어떤 이유로든 그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라야 한다.
(ex. 헬스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유튜브에서 헬스 영상이 갑자기 보였다거나)
2. 반응: 생각이 떠오르면, 직감적으로 반응한다. 그 행동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드는가?
(ex. "키야 그래 펌핑감 최고지" vs "혼자 운동하는 거 힘들엉 ㅜㅜ")
3. 평가: 비용과 이익을 평가하면서 그 행동에 대해 잠시 생각한다.
(ex. "지금 하던 일을 멈추고 헬스장에 가는 수고를 들일만한 가치가 있을까?")
4. 능력: 내가 지금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ex. 헬스장이 가까운가? 헬스장에 등록돼있나? 오늘 할 부위의 기구와 자세를 아는가?)
5. 타이밍: 언제 행동을 취할지 가늠한다.
(ex. "지금 헬스하러 갈까? 아니면 유튜브 좀 더 보다가 갈까? 오늘 꼭 해야하나?")
6. 경험: 이전에 그 행동을 했을 때 안 좋은 느낌을 받았다면 다시 시도하기 꺼려질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이 '일반적인' 반응을 무력화할 수 있다.
(ex. "아.. 전에 벤치하다가 깔려서 혼자 하러가기 무서운데")
반대로 좋은 감정이 있다면 훨씬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ex. "저번주 벤치 진짜 맛있게 먹었는데.. 그래, 오늘 또 가슴하러 가야겠다!")
만약 이 다음 내용이 궁금해졌다면, 아마 취향에 맞을 것이다. 직접 읽어보자!
행동의 과학, 디자인의 힘
오늘날 성공적인 제품 디자인의 핵심은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이 책은 심리학과 행동 경제학의 원리를 기반으로 사용자 경험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
www.aladin.co.kr
살짝 아쉬운 부분 🤔
본문 들어가기 전까지의 서론이 너~~~~~무 길다.
아니 스티븐 웬델 형.. 행동 과학자라매..
1챕터 들어가기 전 도입부만 40페이지면 어떡해 형.. 이거 읽다가 책 덮을 뻔 했다고
더군다나 이 책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행동들의 원리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보니까
예민한 사람은 뭐 이런 당연한 얘기를.. 빨리 본편이나 들어가라! 할 수도 있다 (내 얘기 아님)
대신 나도 리뷰 서론 좀 길게 썼으니까 비긴 걸로 하자 🤛
최종 한 줄 평
넛지(nudge) 마케팅의 비밀을 파헤치고 싶은 자는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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