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합격

이번 8기 프리코스 4번째 과제는 오픈 미션으로 스스로 도전 과제를 설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진짜' 도전이랍시고 너무 어렵게 잡아 미완성으로 제출했었기에 정말 예상치 못했다.
그랬는데.. 12월 29일 합격 메일이 와서 정말 기뻤다.
다른 합격 소식은 없었던 한 해였는데, 우테코 1차 합격으로 25년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최종테스트 준비

최종 테스트는 직접 시험장에 가서 AI와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그냥 문제 보고 손 코딩만으로도 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 정도가 돼야겠구나 싶었다.
문제점 1 : Java가 약함
기쁜 한편으로 Java 사용에 취약한 나로서는 빨리 대책을 세워야 했다.
그동안 백엔드를 Java + Spring으로 해왔는데 Java에 취약하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테지만,
당시 내 뇌 속엔 C/C++, Rust의 std 콜렉션과 함수들만 존재하고 있는 상태였다.
알다시피 백엔드 API 구현 쪽은 코드 작성이 어렵다기보단 (구글링이랑 AI도 있으니 말이다)
Spring이나 JPA, DB 내부 원리에 대한 공부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설계하는 데 시간을 잡아먹으니깐.

특히 지난 4년간 알고리즘 문제를 풀면서 같은 알고리즘을 써도 성능이 안 나오는 Java는 정이 안 가서..
물론 기본 문법은 아는데, 컬렉션이나 필요한 라이브러리는 필요할 때마다 검색해서 사용해 왔다.
4주 차 오픈 미션 과제도 Java가 아니라 Rust로 만들어냈을 정도다.
그래서 AI 없이, 구글링 없이 Java로 문제를 푼다는 건 12/29일의 나에겐 거의 불가능이었다.
(처음엔 구글링도 안 되는 줄 알았는데, IDE의 AI 기능과 LLM, AI 에이전트를 빼면 구글링은 가능하다더라)
진짜로 고작 프리코스 1주 차 문자열 덧셈 계산기를 아무 도움 없이 혼자 다시 풀어보다가 위기감을 느꼈다.
어떤 자료구조를 쓰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아이디어는 떠오르는데, 그걸 손으로 옮길 수 없는 그 답답함.
뇌 속에 있던 C/C++, Rust 콜렉션 함수들이랑 애매한 Java 지식이 섞여서 더 헷갈렸다.
그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어우 답답해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 8기 일정은 최종까지 총 12일(12/29 → 1/10)이 주어졌다는 사실.
그동안 C/C++, Rust만큼 손발처럼 움직일 수 있게 Java 기본기와 OOP 마인드를 갖춰야만 했다.

25/12/29 - 25/12/31 : 기출 파악 && Java 기본기 습득
우선 29일엔 최종 테스트에 어떤 문제가 출제되는지 회고들을 읽고, 지인을 통해 파악했다.
일단 뭘 테스트하는 시험이고, 기존엔 어떻게 나왔는지 알아야 대비를 해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총 12일 남았으니까, 매일 이전 기수 프리코스 3-4주 차와 최종 기출을 풀면서 테스트 감을 익히고,
강의와 책을 보면서 자바 콜렉션과 필수 함수들, 객체지향 마인드를 길러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래도 다행인 건, C99로 자료구조를 직접 구현하면서 알고리즘 문제들을 풀어왔던 세월덕에
Java에서 어떤 함수나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는지 몰라도 기본 문법만으로 나이브하게 구현할 수는 있었다.
그래서 아예 람다나 스트림을 써서 멋지게 풀어보겠다는 생각 자체를 버렸다.
어차피 내부 보면 다 같은 동작인데 보여지는 코드가 차이날 뿐이다.
일단 아무리 모르고 답답하더라도 AI와 인터넷 켜지 않고 스스로 끝까지 풀기가 제1원칙이었다.
처음엔 힘들었는데 스스로 사고하면서 풀어가니 3일째부터는 AI에 의존하려는 생각 자체가 사라졌다.
GPT 이거 아주 무서운 놈이다.. 안 지 고작 1년밖에 안 됐는데 이정도로 내 사고를 침투했을 줄이야.
퀴즈나 알고리즘 풀 때처럼 그냥 스스로 생각해서 푸는 그 재미를 다시 되찾았다.
그리고 연습이 끝난 뒤엔 어디에서 좀 답답하게 풀었는지, 풀 때 어디서 답답했는지,
어떤 부분이 라이브러리로 개선 가능할 것 같았는지 복기하면서 필요한 지식들을 채워갔다.
책과 강의로는 우선 어노테이션, 리플렉션 개념을 통해 Java가 지향하는 추상화 가치관을 깨달았고,
김영한 실전 자바 중급 2편에 제네릭부터 웬만한 콜렉션이 다 있어서 그걸로 빠르게 사용법을 익혔다.
그리고 Java 객체 지향, 클린 코드에 대한 개념은 박우빈 리더블 코드를 보면서 매일 익혀나갔다.
12일간의 수련에서 박우빈 사부님의 강의가 내 성장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우테코 출신이시기도 하고, 설명이나 커리큘럼이 깔끔하게 똑 떨어지는 데다가
추상(抽象)에 대한 깨달음을 거의 무협에서 스승님이 벌모세수 해주시는 급으로 집어넣어 주셨다.
만약 나처럼 Java가 손에 안 익고 객체지향 사고가 부족한 케이스라면 무조건 추천이다.
Java는 책이랑 강의로 빠르게 채우고, 리더블 코드 강의로 마인드 자체를 바꿔야 한다.
+ TMI: SSAFY 합격
우테코 프리코스 도중에 싸피 서울캠에도 지원해봤고 어쩌다 12/10에 면접까지 보고 왔었는데,
사실 코테나 면접에서 크게 어려운 게 없었기에 무난히 붙겠거니~하고 오만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우테코는 떨어질 테고.. 싸피를 붙어도 싸피를 해야 하나, 인턴을 해야 하나' 뭐 이런 고민이나 했다.

그런데 결과에 [불합격]을 보고 내가 싸피에도 떨어질 수준이었나? 하고 스스로 충격을 먹었었다.
(싸피를 무시하는 게 아니고 내 자기객관화 수준에 충격을 먹은 거다)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부트캠프에 떨어질 정도면 메타인지가 전혀 안 된다는 말 아닌가.
충격도 잠시, 다시 상반기 취업 준비 계획을 세우고 한창 기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와중에
12월 29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우테코에서 1차 합격 메일이 오게 됐던 것이다.
그렇게 우테코 최종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기분 좋고 힘차게 새해를 보내고 있었는데,
1월 2일에 싸피에서 추가합격 연락이 왔다.

일단 이번 우테코 8기는 선발 과정에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이전까지의 일정에 비해 늦춰졌고,
싸피 입과 일자가 우테코 최종 테스트보다 앞서니 '싸피 등록해 두고 우테코 준비하기' 같은 건 불가능했다.
게다가 싸피에서 보내게 될 시간과 인턴/실무경험 중 지금 내게 뭐가 더 적합한 지 계속 고민했었던 데다,
감사하게도 우테코에 1차 합격하게 됐기에 지금은 여기에 사활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물론 우테코는 아직 1차 합격일 뿐이니 붙을지 떨어질지 불확실한 상태였지만,
안정과 도전 중에 뭘 선택할지 결정해야만 했다.

애초에 제목부터 우테코 최종 테스트 후기글이라 예상했겠지만, 싸피 입과를 포기했다.
한쪽에 발 걸치고 있으려는 애매한 태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아직 5일밖에 안 됐지만 우테코 최종 테스트를 준비하면서 공부하며 발전하는 게 즐거웠다.
최종 테스트에 직접 부딪혀보고 싶고, 우테코에 합격하게 된다면 보내게 될 시간도 기대됐다.
내가 생각했을 때 지금 내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을 것 같은 기회를 선택했다.
뭔가 얻으려면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어느 책에서 봤는데 아무튼 그 말이 맞다.
불안하더라도 우테코 최종 테스트 합격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떨어진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 적어도 내가 선택했으니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다시 돌아가도 또 이렇게 선택할 거고 같은 결과가 나올 테니까.
그래도 싸피 추가 합격 소식을 듣게 되어 기분 좋았다.
그럼 다시 테스트 준비 과정으로 돌아와서..
문제점 2 : 객체 구조 설계가 약함

1월 2일까지 4개의 프리코스 및 기출을 풀면서 내 문제점을 파악했다.
Map 순회나 String 관련 메서드, 정규표현식 검증 및 파싱, 예외 처리 등등..
사실 이런 건 자바에 뭐가 있는 줄 몰라서 못 썼던거지, 한번 알고 나면 별로 어렵지 않다.
아무리 나처럼 자바가 안 익숙한 사람이더라도 일단 기출 좀 풀다 보면,
InputView, OutputView, ErrorMessage, Validator처럼 자주 쓰는 패턴이 보인다.
그럼 뭐가 가장 큰 문제였냐면, 객체 설계가 문제였다.
총 5시간 동안 문제 풀고 회고를 써야 하니까, 연습도 실전처럼 4시간으로 제약을 뒀다.
(이전 합격자들의 회고를 보면 시간 없으니까 회고도 미리 써가고, 구현에 쏟으라는 꿀팁이 있었다)
그래서 설계 최대 1시간 + 구현 2시간 30분 + 테스트 및 리팩터링 30분을 계획을 세웠는데,
자꾸 구현하면서 객체 구조를 이렇게 바꿔야 하나 저렇게 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시간을 날리는 게 문제였다.
설계 시간에 PS 하듯이 기능 구현 목록만 잡고, 객체를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들어갔던 탓이다.
객체 설계를 제대로 안 해두니까 자꾸 구현 시간에 똥을 치워야 했던 것이다.

시간 압박도 있고, 워낙 객체 지향 사고가 약하니까 설계가 그냥 똥이었다 똥.
그래서 문제를 풀어도 이번엔 운이 좋아서 푼 거고, 당일엔 못 풀면 어떡하지? 확신이 없었고,
불안정한 설계가 그날 문제 풀이 시간까지 영향을 주니까, 자존감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불안했다.
꿈에서도 자바, 객체가 나오고 촉박하게 기출을 푸는 꿈만 꾸면서 시달렸다.
내 생각엔 이게 스터디나 주변 리뷰 없이 혼자 공부하는 방식의 단점이다.
자기 습관대로만 풀면서 좁은 시야로 마구잡이 구현을 해도 지적해 줄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 설계 방식에 큰 문제를 느껴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일단 그동안의 내 모든 습관들을 버렸다.
이번 우테코 1차 합격자들 중 가장 밑바닥은 나라는 걸 받아들였기에
나는 지금 제일 밑바닥이다 밑바닥이다 밑바닥이다..
자존심 따위 하나도 없어서 버리는 것도 쉬웠다.
그냥 냅다 다 버렸다.

대신, 이전 기수 합격자들의 회고와 코드를 보면서 좋은 부분을 흡수해 강해지기로 했다.
내가 종종 사용하던 흡성대법 전략이다.
모든 걸 베끼겠다는 그런 기분 나쁘고 몰상식한 사파의 전략은 아니고,
좋은 재료들로만 엄선해 내 스타일로 새로 만들어내는 거다.
우테코엔 '회고'라는 좋은 시스템이 있어서 선조분들의 질 좋은 합격 회고가 아주 많다.
기능을 어떻게 나눌지, 설계를 어떻게 할지, 돌아가는 쓰레기와 객체 지향 사이 그 어딘가..
읽어보면, 나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모두가 같은 고민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고민들과 코드를 읽다보면 나도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보였다.
일단 구현할 기능 목록을 나누는 것부터 싹 뜯어고쳤다.
그전까지는 동작 흐름 기반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필요한 기능들을 작성했는데,
객체에 대한 구현부 얘기나 검증과 조건이 섞여있어서 읽다가 나까지 헷갈려버리는 수준이었다.
한 마디로 README가 아니고 그냥 가비지 컬렉션 대상이었던 거다.
이후엔 단순히 필요한 기능에만 초점을 맞춰 핵심만 간추려 뽑아내도록 바꿨다.
- Before: https://github.com/zzaekkii/java-christmas-6/tree/zzaekkii/docs
- After: https://github.com/zzaekkii/java-attendance-7/tree/zzaekkii-again
그리고 백준 실버 난이도 구현 문제를 자바를 이용해 OOP 스타일로 풀기 시작했다.
문제에서 핵심 요구사항을 뽑아내, 구현해야 할 기능을 노트에 적어놓고
판단하는 주체가 책임을 가지도록 객체 구조를 설계하면서 감각을 길러나갔다.
그렇게 한 5일 정도 수련하니 사고가 바뀌게 됐다.
7기 기출 오래 걸려서 멘탈 터짐

흡성대법으로 사고를 바로잡고, 수련 7일째가 되던 날 호기롭게 7기 최종(출석) 문제를 풀었다.
분명히 구현 중간까지만해도 시간도 순조로웠고, 재미도 있고, 느낌도 좋았는데,
중간 점검하려고 돌려보니까 갑자기 터지고, 문제를 찾다보니 시간은 어느새 5시간이 훌쩍 넘어있었다.
구현도 잘 했던 것 같은데 실행도 안 되고 터져버리니까 울고 싶었다 (실제로 울지는 않았다)

일단 진정하고 뒷날에 다시 살펴보니 실행이 안 되는 문제는 의외로 단순했다.
문제에 12월로만 사용이 한정되는 제한 조건이 있어서 Month를 12월로 고정했었는데,
7기 최종 당시 12월이었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26년 1월인 지금은 Month가 달라서 터졌던 것이다.
이 부분을 고치니 다행히 4/5 정상 동작하는 걸 확인했고, 이 문제는 최종 코테 전에 재도전하기로 했다.
그리고 프로그래밍 요구 사항을 잘못 복사해 와서 빠진 부분이 있었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구글링 해보니 7기 최종 이 녀석.. 제법 구현량이 많아 빡센 문제였다고 한다.
휴~ 나한테만 빡센 거 아니었어.
여기서 내가 깨달은 건,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풀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알고리즘을 매일 풀어왔던 내게 어렵다면 누구에게나 어려울 것이다 (정신승리긴 함)
~~라고 마음가짐을 바로 잡으며 굴하지 않고 끝까지 푸는 자세를 갖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먹은 뒤로 7기 프리코스 4주 차 편의점 빼고는 모두 4시간 내에 통과했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 원효대사 해골물이 트루라는 걸 확인했다.
근데 뒤에 풀었던 3기, 4기 문제들이 유난히 쉬웠던 것 같기도 하고,
최근 문제에 비해 입출력 부분이라든가 문제 형식이 아직 정립되지 않은 과도기 느낌을 받았다.
아마 풀어봤으면 뭔 말인지 이해할 거다.
그래서 난이도는 3-4-5-6-7기 순서대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생각한다.
이 흐름이라면 8기 기출도 매우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 가지 걸리는 건 지금까지 대부분 최종 코테는 프리코스 4주 차에서 많이 반영됐는데
이번 8기는? 오픈 미션이었잖아.
그럼 어떻게 되는 거지?
그렇다고 로또나 자동차 경주는 최종 문제로 나오기엔 갑자기 난이도가 확 떨어지고.
그런데 뭐 어떻게 나오든 그게 중요하겠나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사실 이젠 문제가 얼마나 어렵게 나오든, 오히려 재미있게 풀어볼 자신이 생겼다.
결국 7기 최종 출석 문제를 다시 풀었을 때도 테스트와 요구사항을 모두 시간 내 통과했고,
솔직히 12일간 계속 문제를 풀면서 진짜로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기능을 나누는 것과 나름대로의 객체 설계 방식, 그리고 4년간 알고리즘으로 쌓아온 구현력까지.
나는 12일만에 나를 믿을 수 있게 됐다.
최종 전 날 마인드 세팅

우테코? 떨어져도 괜찮아~!
하하하하
최종 테스트


당일 아침엔 카카오 차를 끓여 마시면서 이전 복기 사항들을 훑어보다가 수원에서 잠실로 출발했다.
시험날에도 헬스는 꼭 했었는데, 오늘만큼은 신경계 피로랑 젖산을 고려해 아침에 헬스랑 러닝도 안 했다.
지하철에선 뇌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기 위해 폰도 안 보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
원래 비가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비가 안 와서 시험장인 작은집으로 가는 길은 편안했다.
그러다 한 11시 55분쯤 도착했는데, 역시 부지런한 다른 참가자분들이 이미 대기하고 있었다.
12시가 딱 되고 나니 왼손 코치와 포비 코치가 신분증 검사를 시작하셨다.
라이브로만 보던 분들을 직접 보니까 참 신기했다.


지정석이라 좌석 배치도를 확인하고 내 자리를 찾아갔는데 기념품 백이 놓아져 있었다.
이야.. 이거 회고 글에서 보던 건데,
새삼 내가 직접 테스트를 보러 왔다는 게 확실히 체감돼서 기분이 묘했다.



1시 되기 전까지 노트북 세팅하고, 와이파이 설정하고, 뒤에 패딩 걸어두고, 화장실 들렀다가,
시설 구경도 했다가, 뜨거운 물 받아서 차도 우려내고, 옆 자리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나눴다.
1시가 되자 리사 코치가 진행을 시작했고, 5분간 여러 가지 안내를 해주신 뒤 시험이 시작됐다.
이번엔 테스트 시간이 총 4시간이라는 것과, 회고 시간 1시간이 별도로 주어졌다는 게 특이사항이다.
- 13:05 - 17:00 : 미션 구현
- 17:00 - 18:00 : 회고 작성
그러니까 이전 기수까지는 테스트 + 회고 묶어서 5시간이었는데 아예 나뉜 것이다.
회고에도 어떤 부분을 적어내야 할지 문제에 제시돼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이번 최종 문제 어디서 많이 보던 건데?

3주 차 프리코스 문제였던 로또와 거의 똑같았다.
문제를 본 순간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 이래서 4시간이었나?
- 이거 변별력은 어떻게 되는 거지?
- 하필 로또는 다시 안 풀어보고 왔는데 이게 이렇게 되네
- 다들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나
- 도전 과제..?
우선 뜨거운 차를 한 모금 홀짝이고 심호흡 크게 두 번 한 다음에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면서 노트에 설계를 시작했다.
어차피 나 말고도 다 똑같은 반응일 테니 일단 그냥 하기로 했다.
오히려 어렵지 않으니 방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2시간이 지날 때쯤이었나?
모두가 노트북을 덮고 10분 동안 휴식을 갖는 시간이 주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기 전에 포비 코치가 우테코 합불여부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했다.

2시까지는 구조 설계랑 도전과제를 뭘로 잡아볼 지 생각하면서 보냈고,
3시 30분에 기본 요구사항들을 만족하고 테스트를 모두 통과하기는 했지만,
로또는 프리코스 3주 차에도 있었던 과제라 대부분이 여기까진 무난히 통과했을 것 같았다.
추가로 주어진 도전 과제 (리팩터링 or 기능 추가)가 관건이었는데,
우선 나는 이번 미션에 내 오픈 미션 주제이기도 했던 Rust의 안전한 가치관을 담아내보기로 했다.
(입력값 검증(타입, 범위, 중복)을 확실히 하고, 모든 필드는 final로, VO는 record를 사용하는 등)
그리고 프리코스에 참가하며 알게 된 테스트를 더 완성도 있게 적용해 보기로 했다.
프리코스를 진행하면서도 어떤 건 유닛 테스트가 되고~ 어떤 건 안 되고~ 못내 아쉬웠었는데,
이번엔 작성한 도메인 객체와 메서드에 대해 모두 유닛테스트를 작성해 보는 게 목표였다.
(테스트가 용이하도록 최대한 도메인 로직을 잘게 나누고, 테스트가 필요한 걸 public으로 두는 등)


그렇게 모든 도메인 객체와 메서드에 대해 유닛 테스트를 작성하다 보니 5시에 가까워졌고,
총 29개의 유닛 테스트를 작성한 뒤 모두 통과하는 걸 확인하고 제출했다.
GitHub - zzaekkii/java-planetlotto-8: 코치와 리뷰어가 크루를 감싸고 있어서 '행성'
코치와 리뷰어가 크루를 감싸고 있어서 '행성'. Contribute to zzaekkii/java-planetlotto-8 development by creating an account on GitHub.
github.com
회고.. 회고는 모르겠다
내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고,
구구절절 쓸데없는 말보다 어떤 판단을 했는지 보여주길 바라는 것 같아서 그렇게만 적고 나왔다.


나오기 전에는 송도 데브페스트에서 뵀던 리사 코치와 얘기를 나눴다.
그때 뵙고 이렇게 최종 테스트 자리에서 또 뵐 수 있게 돼서 너무 좋다~ 말했는데,
감사하게도 천사리사 코치가 기억해 주시고 따뜻하게 격려해 주셨다.
밖으로 나오니까 당연하게도 날이 어두워져 있었고, 눈도 내렸다.
바람도 매우매우x2026 많이 불어서 굉장히 춥고 손이 시렸는데,
친구랑 만나서 맛있는 거 든든하게 먹고 서로 취준 얘기하다가 집으로 후딱 들어갔다.
기념품



이번 기념품은 이태리 타올과 비누였다.
개발도 좋지만, 일단 잘 씻고 용모를 단정하게 하라는 걸까.
그런데 이렇게 큰 비누는 처음 봤다.
혹시 이게 진짜 최종 테스트인 건가? 싶어서
비누 밑에 수상하게 생긴 검은 박스를 해체해 봤는데

따로 숨겨진 문제가 들어있거나 하진 않았다.
분해의 역순으로 조립해서 다시 원상 복구했다.
근데 저 비누 다 녹이면 뭐 나오진 않겠지?
이전 기수까지는 배민 마스코트 피규어나 스티커, 펜 같은 걸 받았다고 들었는데
아마 작년 하반기부터 적용된 배달의민족 리브랜딩 영향으로 바뀐 것 같다.
마무리
8기는 선발 과정부터 이전 기수들과는 달랐던 점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바뀐 덕에 내가 1차 합격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12일 동안 최종 코테를 준비하며 매일 헬스-자바-기출/프리코스 1문제-복기만을 반복하면서,
웹툰이나 SNS, 유튜브 같은 오락 요소들을 모두 끊고 오로지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살아봤다.
기출문제를 풀 때는 풀집중 모드로 한순간에 5~6시간이 사라졌고,
다른 자극 없이 매일 헬스 + 자바 + 객체지향 + 기출 풀이만을 반복하다 보니까
12일 동안 내내 꿈에서도 자바가 나오고 객체를 설계하는 꿈만 꿨을 정도였다..
그 결과 자바와 객체 지향 설계 능력, AI 없이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 체력이 확실히 늘었고
기출문제 풀이 시간도 날이 지날수록 확연히 줄어들면서 자기 효능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지만 막상 최종 테스트 결과는.. 어떻게 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12일간 실전처럼 복잡한 기출들을 풀면서 이번 코테도 6, 7기 흐름대로 어려울 거라 예상했는데,
프리코스 3주 차와 유사한 문제였던 데다, 내게 쉬웠던 만큼 모두에게 쉬웠을 것이라 생각하면.. 흠
물론 기본 구현보다 설계, TDD, 객체 지향을 코드에 얼마나 녹여냈는지가 주요 평가 대상이고,
시간 안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발휘해서 설계하고 코드와 유닛 테스트를 작성하고 왔지만..
미처 챙기지 못 했던 아쉬운 부분들도 계속 떠오르고, 여전히 객체 구조를 설계하는 꿈을 꾼다.
다른 참가자들은 도전 과제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내 도전과제가 좀 약했나 싶기도 하고?
언젠가 읽었던 자기계발서에서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대해서는 마음을 쓰지 말라고 했다.
최종 테스트는 이미 내 손을 떠났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받아들여야지.
어쨌거나 자바 기본기랑 OOP 사고력은 확실히 길렀고, 12일간 아름다운 폐관 수련했잖아 한 잔해~
내게 우테코 최종 테스트 기회가 주어져서 올해 첫 날부터 알차게 보낼 수 있었기에 감사하고 뿌듯하다.
25년에 다른 합격 결과가 없었던 덕에 우테코 최종 코테를 볼 수 있었듯이
모든 일이 내게 최선인 기회로 흘러가려고 일어나는 일들의 연속이라 생각하면,
어떤 일이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